뚝딱이의 일상/미국생활

임용 후 할 일 (from 미국)

기계공학 뚝딱이 2025. 7. 2. 07:46

임용이 되었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지만, 얼른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한국 갈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았다:

  1. 집 정리
    우선 집 렌트 회사에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나갈 것이라 전달하였다. 운이 좋게도 렌트가 한 달 남았었기 때문에 계약 중단 관련 비용은 요구되지 않았다. (실은 임용을 전제로 계약 기간을 설정한 것이었다.) 만일 아니었다면 ~3개월 치의 렌트비를 지불해야 했을 것이다. 며칠 뒤에 관리 회사에서 집을 보러 온다니 최대한 정리를 해두기로 했다.

    필요 없는 짐은 친구들에게 전달하거나 중고마켓에 올렸다. 대부분은 친구들에게 공짜로 넘겼는데, 마침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아 기분 좋게 물건들을 넘길 수 있었다. 구두쇠인 아내도 이번에는 좋은 일, 좋은 뜻으로 물건을 나누는 것에 동의했다. 몇 친구들은 집에 불러 원하는 물건에 포스트잇을 붙이라 했다. 집이 마치 경매에 넘어가는 기분이었지만, 느끼는 감정은 완전히 반대였다. 작은 가구나 아기 용품은 인기가 많았다. 어떤 물건은 카카오톡 한인 오픈 채팅방을, 어떤 물건들은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를 이용했다.

    짐을 싸는 것도 문제였다. 우리는 홈디포에서 종이 상자를 사서 옷을 넣기 시작했다. 최대한 많은 무게를 위해 미국에 올 때 샀던 진공 비닐팩을 이용해 최대한 옷을 구겨 넣었다. 라지 상자 2개를 구매했는데 부족하여 3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상자들은 비행기 택배로 전달할 예정이었는데, 택배 본사로 가져다주면 20프로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각 상자 당 150불 정도 가격이었다. 아무리 압축해 넣어도 옷의 무게는 제한 무게보다 훨씬 가벼웠고 이 부분이 많이 아까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영역이었다. 아내와 둘이 같이 일하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만, 아내는 허리와 등을 아파했다. 마사지를 해주며 며칠 동안 일을 지속했다. (미안미안;;)

    가장 큰 짐은 차인 것 같다. 우리는 차를 2년 전 6300달러 정도에 샀고, 깨끗하게 잘 사용했다. 수리 이력으로는 엔진 오일 교체 2번, 후방 전등 수리, 후방 카메라 및 내비게이션 설치 정도가 되겠다. 약 13000 마일 정도를 사용하였으니 요긴하게 잘 타기도 했다. 그래서 본래 5000 정도에 팔면 좋지 않을까 했던 것을 4000까지도 괜찮겠지 생각하였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도 찾아보니 비슷한 스펙의 차가 4000~6000 정도에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아직 가격은 개런티 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플랫폼에 차를 올려두었다. 아직 팔린 것이 아니기에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작성하기로 하겠다. 공항에 가기 전까지 차가 필요할 것이기에, 언제 파는 것이 좋을까 계속 고민이 된다. 적당한 시기에 팔고 친구나 렌트, 리프트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2. 학교 서류 절차
    학교에서 사임 (resignment)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참고를 위해 UIC의 퇴직 관련 매뉴얼 (아래에)을 올렸다. 그동안 냈던 퇴직 급여를 돌려받기 위해 SURS 기관에 전화를 했다. 수 십 분을 기다려 전화가 연결되었고, 나의 상황과 내 계좌 정보를 전달했다. 30-45일 후에 처리가 되어 돈이 들어온다 한다. Savings account는 유지에 비용이 들기에 계좌를 닫고, Checking account만 남기기로 했다.

    교수님과 학과 담당 선생님께 연락을 하여 학교 퇴직 절차를 진행했다. 마침 매뉴얼대로 2주 전에 퇴직 프로세스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무척 다행인 듯싶다. (항상 이래도 늦거나 문제가 생기는 미국이지만...) 매뉴얼을 보니 할 일이 너무 많아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 보였는데, 막상 하나하나 진행하니 하루 만에 술술 풀리었다.
  3. 사람들과 인사
    그동안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도 연락하고, 약속을 잡아 인사했다. 습관적으로 연락처에 소속도 적어 두었었는데, 나중에 인사할 사람을 검색할 때 요긴하게 도움이 되었다. 적당한 관계는 커피로, 가까운 사람들은 식사나 선물을 대접했다. 여럿을 만났지만 아직도 만날 사람이 많이 있어서, 전부를 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만나봐야지..) 이런 날이 올 줄이야,, 행복하면서도 아쉬움이 느껴진다. 다시 만날 날이 있을까?ㅠㅠ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이 새삼 다시 느껴졌다. 나도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4. 선물 구매
    한국에 있는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구매했다. 무난히 (사모님을 위한) 화장품이나 와인, 아기 옷으로 선물을 구성했다. 가족들은 취향을 고려하여 준비하였다. 이쯤 되니 정말 돌아가는구나 실감이 되었다.

  5. 비행기표 구매
    최대한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비행기 편을 구매했다. 가는 날은 짐 정리만 하고 바로 갈 수 있을 정도로, 합격 공지를 받은 지 딱 2주 후이다. 마침 나이아가라를 갔기도 했으므로 따로 여행은 안 할 듯싶다. 애기와 고양이에 대한 좌석은 따로 전화로 연락하여 준비하여야 한다. 올 때는 고양이를 다리 맡에 두고 왔었는데, 이젠 아기에 밀려 화물칸으로 와야 한다. (덩치가 너무 커진 것도 한몫) 

  6. 고양이 백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올해 한국에 들어갈 것으로 다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양이 귀국에 대해 알아보고는 있긴 했었다. 하지만 막상 진행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유효 기간도 1년이니 미리 해 놓을걸. 해야 할 것은 1. 고양이 백신 맞추기, 2. 백신에 대한 항체 테스트, 3. 의사의 검진 및 소견이었는데, 문제는 '2번 백신에 대한 항체 테스트'이었다. 총 1000달러 정도의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2번에 대한 시간이 약 3주가 소요되었다. 빠르게 진행해 달라고 동물병원에 요청하긴 하였으나, 과연 그때까지 진행이 될까?... 만일 결과를 얻지 못하면 한국 공항에서 테스트를 다시 받아야 한다. 테스트 결과 전까지 며칠 간 공항에 까미를 맡겨두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결과가 일찍 나오면 좋겠다. 

  7. 그 외
    이 정도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학교에서 요구한 추가 서류 준비하기, 임용될 학교 교수님들께 연락하기 , 한국 지인들께 연락하기 등이 추가적으로 해야 할 목록이겠지만, 이는 미국에서의 준비사항보다 우선순위가 아래이기 때문에 따로 기입하지는 않았다. (글이 너무 길면 재미없기도 하고...)
    미국 교수님은 한국 가기 전까지 열심히 일해서 논문을 내놓고 가라 한다.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가는 것만 해도  준비할 것이 너무 많은데, 일에 집중도 되지 않는다. 마음은 이미 한국 대학에 가 있다. 

EE Self-Exit Checklist 2022pdf.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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