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1. 07:00ㆍ뚝딱이의 공부
대학을 들어오기 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기계공학과라고 하면 기계를 다루는 전공이겠지..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그 당시의 나는 스마트폰부터 시작하여 냉장고, 티비, 자동차 등 인간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기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너무 포괄적이어서 틀린 말이기도 하다.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며 느낀 기계공학과는 에너지와 유동에 대하여 다루는 학문이었다. 유체 고체 등에 대하여 열이나 힘이 작용하였을 때 어떻게 변할 것인가? 에 집중이 되어 있었고,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했다. 모든 과목들은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았고, 배우기에 너무 어려웠다. 특히 왜 이것을 알아야 할까? 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회사를 가면 이런 학문은 쓰지도 않는다던데... 배움의 의미는 단지 취업 점수를 위한 길로만 생각되었다.
대학원에 오니 기계공학에 대한 가치관은 더없이 흔들렸다. 내연기관에 대한 연구가 기울어져 가는 요즘 기계공학과는 로봇이나 나노, 혹은 AI에 대한 연구가 유행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노 세계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평소 관심에도 없던 재료를 다루었으며, 생각해 보지도 않은 나노 세계에 대하여 알아야 했다. 대학 때 배운 수학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재료에 대한 지식이 많이 요구되었으며, 이론보다는 실험에 연구가 집중되었다.
하지만 여러 해가 지날수록 나노 세계에 대한 회의는 깊어져 갔다. 분야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재미가 없었다. 나노 세계는 맨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었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았다. 내가 생각한 기계공학은 이게 아닌데... 아이언맨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다.
어쨌든 나의 기계공학과는 시간이 지나며 계속 변화해 왔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계속 변화하는 개념 속에서 어떤 것이 정말 기계공학인가? 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 지를 알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념이 적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대학 때 느낀 에너지와 움직임의 관계를 아는 것이 기계공학인 것 같다. 이러한 관계는 나노 세계에서 이뤄질 수도 있고, 우주적인 스케일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나노공학을 전공하던 우주공학을 전공하던 기계공학자는 가해진 에너지에 대해 시스템의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에너지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기계공학적 학문을 많이 알아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당면한 문제 상황에 어떤 지식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여러 지식을 앎으로써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기계공학자라면 공업수학, 고체역학, 유체역학, 열역학 등 기계공학적 기본 지식을 잘 알아야 하고, 다른 공학적 지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부를 속속들이 알 수도 없고 잊어버리기도 하겠지만, 지식에 관심을 끊지 않는다면 더 많은 문제 해결의 단서를 지니게 됨은 틀림이 없다.
여러 지식을 통하여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았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검증할 추가적인 도구가 필요하다. 기계공학에서 이러한 도구는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이 될 것이다. 먼저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실험 장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전원이 있고, 어떤 센서가 있으며, 어떤 액추에이터가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하며 각 장비의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또한 각 장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알아야 하고, 어떻게 하면 이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업체에 맡겨 장비를 제작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직접 장비를 제작할 수도 있다. 이때에는 Solidworks나 Inventor 같은 CAD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설계를 하고, 3D 프린터나 각종 기계공작기기를 다루어 제작을 한다. 즉 학문적인 지식 이외에도 설계나 장비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장비를 제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장비가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장비도 필요하다. 시중에 판매하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할 수도 있고, 업체에 비용을 주고 제작을 할 수도 있으며, 마찬가지로 장비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직접 장비를 제작하는 경우 위와 같이 CAD를 이용한 장비 제작과 더불어 Labview와 같은 장비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측정이 실시간 및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기계공학 실험을 위해서는 측정 장비 및 측정 software도 알아야 한다.
실험 이외에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식을 검증할 수도 있는데, 방법은 실험과 거의 유사하다. Solidworks 같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실험 모델링을 하고 CFD 등 컴퓨팅을 통하여 결과를 얻는다.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결과가 나왔다면, 이러한 결과를 다루는 것도 기계공학자의 할 일이다. Matlab이나 Origin을 통하여 얻은 수치들을 잘 정리해야 하며, 피드백을 통하여 자신의 지식을 검증하거나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연구가 다 그렇겠지만 기계공학 연구도 각 단계 하나하나만 하더라도 배우기에 끝이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에 상용화된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히 작성하였지만, 각 단계마다 정말 깊고 많은 지식이 요구되므로 대부분의 연구는 언급된 단계들 중 특정의 한두 단계에 집중하여 이뤄지는 것 같다. 따라서 한 두개라도 잘 할 수 있도록 평소에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고, 더 심화적인 연구는 다른 연구소 및 업체들과 협력을 하여 진행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계공학자는 기계공학 연구의 각 단계들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하여 모든 단계에 대해 (얕게 나마) 아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이는 기본적인 연구에 대한 것이고, 최신 연구들에 대한 동향 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며, 최신 글을 읽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기계공학자는 읽고 보는 것을 멈추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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