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1. 00:00ㆍ뚝딱이의 일상
임신 5개월에 접어들며 아기 관련 이런저런 것들을 보고 있다. 임신부터 육아까지 알아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정말 많은 것 같다. 임신한 아내를 케어해 주는 것만 해도 이렇게 어려운데, 아이가 태어나면 얼마나 힘들까? 책임감도 많이 느껴지면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아질지 걱정이 된다.
오늘도 아기 관련 이런 저런 것들을 읽던 차에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아기 외모에 대한 부모의 걱정 글이었다. '나 (혹은 배우자)가 못생겼는데, 태어날 아기가 이 못생긴 사람을 닮으면 어떡하지?', '우리 둘 다 못생겼는데, 애기도 못생길 거야..' 등의 내용으로 정말 진지하게 아기 외모에 관한 걱정. 이런 생각을 한다니, 약간 충격이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였다. 우리 부부는 외모가 크게 못생기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거울을 보면 항상 조금씩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다른 아기를 보며 '딸이 못생겼네, 아빠랑 판박이네ㅋㅋ '와 같은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기는 어찌 되었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외모가 조금 못생기면 어때, 아빠한테 애교부리는 아기를 보면 부럽기만 하다. 오히려 모두가 김태희, 원빈이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
이런 외모에 대한 걱정은 한국에서 특히 심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정해진 미남 미녀 상에 사람을 맞추려고 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뚱뚱하거나 피부가 거멓거나,, 조금만 달라도 놀림 거리가 된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한국인은 모두 비슷하기 때문'인 것 같다. 모두 비슷하게 생겼으니 조금이라도 다르면 크게 달라 보인다. 피부가 조금만 거매도, 키가 조금만 작아도, 얼굴이 조금만 커도 놀림거리가 되고 부끄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 차이는 너무도 별 것이 아니어서 노력으로 바꿀 수 있기도 하다. 시술로 피부를 하얗게 한다던지, 키높이 깔창을 사용한다던지. 그렇기 때문에 이 '고칠 수 있는 자그마한 다름'은 곧 게으름이나 나태의 결과로 생각된다. '그만 좀 먹어', '시술 좀 받아', '너는 여기만 고치면 좋겠다', '너가 이런 건 안 어울리지' 등 타인 외모에 대한 조언은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
미국을 보면 사람들이 너무 다르기에 이러한 것이 적용되지 않는다. 흑인, 백인 사이에서 어딜 감히 황인을 거멓다 혹은 하얗다 할 수 있을까? 흑인은 거멓고 백인은 하얀것이 당연한데, 이를 놀림거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까? 대머리도 아주 많고 슈퍼 곱슬머리도 아주 많으니 굳이 어떤 스타일의 유일한 헤어스타일이 유행이지도 않다.
이 글을 통해 '미국이 더 우수하며, 한국도 미국처럼 변해야 한다'를 역설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미국과 다른 환경이기에 다른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주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자기 아기 외모까지 걱정을 한다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사고인 것 같다. 한두 사람이 그러는 것이라면 모르겠으나, 인터넷을 보면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을 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외모에 대한 너무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지. 모든 사람이 외모에 상관없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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