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하기로 하였어요...

2023. 7. 6. 00:32뚝딱이의 일상/미국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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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유전 상담사와 상담을 받고 융모막 검사를 하였다.

리셉션 데스크의 실수로 검사가 1시간 정도 지연이 됐는데, 아내는 아주 울먹울먹 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결과를 알고 싶은데, 결과를 받는 날짜가 하루라도 늦어질까 봐 걱정이었다. 빨리 결과를 알고, 안 좋을 경우 조금이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야 작은 수술로 끝낼 수 있다고 했다.

기다리는 곳에 앉아 아내를 기다리는데, 간호사가 와서 나를 찾았다. Kim? Yesyes me. 따라가 보니 아내는 융모막 검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검사를 하시는 분이 융모막 검사를 위하여 자리했다. 융모막 검사를 하는 동안 아내 옆에서 아내와 손을 잡고 눈을 마주했는데, 아내는 무척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의사의 경력 덕분인지, 아내는 큰 통증은 없었다고 하였다. 5~10분 정도 샘플 체취가 있었고, 이후 5분 정도 동안에 주의할 점에 대하여 얘기를 해 주었다. 집안일이나 운동은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피가 나거나 통증이 있으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고 emergency room을 가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샘플 체취가 잘 이루어져 그럴 일은 없었다.

 

검사 결과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 알 수 있었다. 주말을 빼면 하루만에 결과가 온 것이었다. 결과는 양성...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직접 듣고 보니 충격이었다. 4시에 일찍 퇴근을 했고, 아내를 봤는데, 생각보다 담담해 보였다. 우리는 아직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던 거야... 그렇게 우리는 자위를 하였다. 낙태 수술 예약을 했고, 이번 주 토요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내 월급이 적어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이고, 공짜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미리 알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 샤워를 하며 상상을 했다.

내가 장애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잘 살 수 있을까? 아니 어려웠을 것이다.

조금 더 넉넉한 삶을 살고 있었다면, 장애가 있더라도 아이를 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