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출산과 건강보험

2024. 6. 27. 01:35뚝딱이의 일상/미국생활

우리 부부는 미국으로 오기 전부터 출산을 계획했었다. 물론 임신, 출산에 관련해 더 신경 쓸 게 많지만, 가장 골치 아팠던 것이 미국의 건강보험이었다. 한국은 특별히 건강보험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나라에서 지원도 많지만 미국은 지원도 하나도 없고, 건강보험 체계도 너무 복잡했다. 우리 부부도 미국에서 건강보험을 수차례 바꾸고, 조사해 본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미국에서 출산을 계획하는 학생, 포닥 부부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소득자인 포닥의 경우 정부 지원을 받아 무료로 출산할 수 있다.

 

1)학교보험

 대부분 학교들이 박사과정생에게, 또는 일부분 학교들이 포닥들에게 학교 보험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학교 보험을 들 수 있으면 그게 가장 가성비도 좋고 효율적이다. 다만 학생들을 위한 학교 보험이라고 해서 절대 싸지는 않다...(처음에 한국에서 미국 학생보험 가격을 들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30대 부부의 경우 보험 가입자+배우자가 가입을 할 경우 한달에 500~600불 정도 자기부담을 내야 한다. 팍팍한 유학생의 삶에 한달에 거의 70, 80만원 하는 보험이 부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더 싼 보험을 찾을 수도 없었고, 비슷한 가격의 marketplace 보험은 deductible 훨씬 높거나 혜택이 안 좋았다. 특히 임신/출산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 deductible 뿐만 아니라 out of pocket maximum을 다 채우는 경우도 많기에, 학교 보험이 가성비가 오히려 좋다.

 *Deductible: 한국과 달리 미국은 처음 정해진 deductible 금액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즉, 내 건강보험 deductible이 3000달러 정도가 된다 하면, 3000달러는 보험 보장을 받을 수 없이 내가 다 내야하고, 이 deductible을 다 채운 경우 그 다음부터 보험 보장을 받아, 전체 금액의 15~30%만 가입자가 내면 된다. 우리의 경우 deductible이 2000불 정도인데, 와이프가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이 deductible을 채우는 데는 2~3달이 안 걸렸다.  

 *Out-of-pocket maximum: 대부분 보험이 내가 내야하는 금액 상한선을 정해놓는다. 즉, 이 이상의 금액은 병원비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out-of-pocket maximum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보험 설명서를 잘 읽어보아야 하고, 임신/출산을 계획한 경우 out-of-pocket maximum이 있는 플랜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보고, 피검사를 한번 하면 2~3000불씩 청구하는 경우가 많고, 출산까지 생각하면 그 금액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2)International student 보험

 안타깝게도 내 학교는 포닥에게 학교 보험을 지원해주지 않았다. J비자 요구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미국 내 보험이 필요한데, 우리는 처음 미국에 와서 6개월 정도는 이 International student 보험을 이용했었다. 임신/출산 계획이 없고 학교보험을 들 수 없는 경우에 좋은 선택지 인 것 같다. 왜냐하면, 대부분 International student 보험의 경우 임신/출산 관련 보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대신 저렴한 플랜을 선택할 수 있고, 포닥 혼자 가입할 경우 한달에 150~200불 정도에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출산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비싼 보험에 가입했었는데, 한달에 700불 정도를 내야했다. 물론 이 플랜은 deductible도 아주 높은, 생각해보면 가성비가 별로인 플랜이었다. 결론적으로 비추이다. Google에 'international student health insurance'라고 검색하면 많은 업체들이 뜨는데, 그 중 가격비교를 해보고 가입하면 될 것 같다.

 

3)직장보험

 가입 할 수만 있다면, 학교보험과 마찬가지로 가장 좋은 보험이다. 이 경우 만약 와이프가 미국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가입할 수 있다. 회사에서 절반 이상을 부담해 주고, 보험 혜택도 좋고, 무엇보다 대부분 유명한 보험사이기 때문에(한국으로 치면 한화보험, 동부화재 등등 느낌이다) 받아주는 병원이 많고 처리도 빠르다.(우리가 처음 썼던 International student 보험은 산부인과에서 등록하는 데 늘 시간이 오래 걸렸다.) 대부분 임신/출산 관련 커버가 되고, 혜택도 매우 좋다. 다만, 와이프가 일하지 않거나 part time으로만 일한다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4)한국 유학생 보험

 현재 우리가 유지하고 있는 보험이다. 처음에도 이 유학생 보험을 가입하려고 했으나, 임신/출산을 보장받을 수 없어 고려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미국에 나온 후, 저소득자의 경우 미국에서 건강보험을 지원해준다는 정보를 얻고 Interntational student 보험을 해지하고 유학생 보험에 가입하였다. J1 비자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플랜이 한달에 8만원 정도이고, 미국에서도 가입이 가능했다. 다만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D* 손해보험이 판매하는 유학생 보험을 가입하는 게 나을 것 같다. D*보험의 경우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험 카드를 발급해 주며, 미국 상담센터가 있기 때문이다.(D*보험의 경우 한달에 부부가 10만원 정도) 미국 내에 다른 보험이 없는 경우, 일반적인 보험은 잘 받아주지 않고 우리나라의 응급실 개념인 Urgent care(미국은 교통사고나 911 부르는 경우는 응급실, 그게 아니라 걸어갈 수 있을 정도면 urgent care 간다.)에서 100% 현금 지불을 하겠다고 하는 경우에만 이 보험을 쓸 수 있다. 한국 보험이라 미국에서 조회도 안되고 확인도 안돼서, 먼저 돈을 다 내고 나중에 청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의원에서는 그런 환자는 잘 받아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 유학생 보험+현재는 와이프의 직장보험, 추후에는 정부 지원 보험(Mom&baby plan)을 들 예정이다.

 

 5)정부 지원 보험(Mom&babies)

 이 보험이 있는 줄 알았다면 우리도 처음부터 고려를 했을텐데, 나중에 알게 되어서 안타깝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미리 정보를 획득해서 이런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일리노이 주의 경우에는, 저소득자가 출산을 하는 경우 정부에서 보험을 지원해준다. 물론 아주아주 저소득자인 경우 Medicaid가입을 할 수 있지만, 포닥 월급의 경우에는 이 Medicaid는 가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임산부 산전관리와 출산을 보장해주는 해당 보험은 가입할 수 있었다. 

 

 -Mom&babies 소득기준(2024.6. 기준)

Family size income
2 0~3,500/month
3 0~4,413/month
4 0~5,325/month

 

-가입조건

  영주권, SSN(Social Security Number) 없이도 가입 가능

(출처: https://hfs.illinois.gov/medicalprograms/allkids/momsandbabies.html)

 

해당 보험을 가입하기 위해서, 우리는 Mom&baby 가입 에이전시를 통해 가입하기로 하였다. 다행히 시카고에는 해당 보험 가입을 도와주는 한국 복지관이 있어서, 이 복지관을 예약해 놓은 상태이다. 가입은 보통 2~3주 정도 소요된다고 하며, 등록 시 '여권, 비자서류, 한달 수입 관련 서류, 최근 4주치 은행 statement, SSN(있는 경우), 임신 증명할 수 있는 서류(필수는 아니라고 함)를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해당 복지관에 문의하니 자세히 알려주었다. 일리노이 주가 복지에 후한 편은 아니라서, 다른 주에도 충분히 이런 임산부를 위한 복지가 있을 것이니 꼭 검색해 보기를 바란다. 또한 아이가 태어난 경우, 아이는 자동으로 'All kids'라는 무료 보험에 가입이 가능하다. 이 보험도 Medicaid와 비슷한 보험이지만, 소득기준이 훨씬 넉넉해서 우리도 아이가 내어나면 이 All kids 보험에 가입할 예정이다.

-All kids 소득기준(2024.6. 기준)

Family size income
1 ~3,413/month
2 ~4,616/month
3 ~5,819/month
4 ~7,023/month

 *한울복지관: https://www.hanulusa.org/ko

 

홈 | Hanul

환영합니다. 커뮤니티와 함께 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한울 종합 복지관입니다 한울 종합 복지관은 시카고와 주변 지역의 저소득층, 이민자, 난민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희망의 등불로

www.hanulusa.org

 

미국에서 아이를 낳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보도 모르고, 한인 의사를 찾기도 어려워서 의학 용어를 모르는 경우 정말 많은 공부를 해 가야 한다. 그 중 가장 복잡한 일이 적당한 건강보험을 찾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 부부는 

1)Internatioanl student 보험: 비추. 훨씬 좋은 다른 옵션들이 많다

2)한국 유학생 보험+와이프의 회사 보험: 와이프가 임신 중 이벤트로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더이상 혜택을 보지 못했다.

3)한국 유학생 보험+정부보험: 가장 가성비가 좋은 보험. 저소득자 인것도 억울한데 혜택이라도 보자.

순서로 보험을 바꾸게 되었다. 특히 학교보험이나 회사보험을 들더라도, 와이프 몫의 deductible+out of pocket maximum을 다 채우고, 아이가 인큐베이터나 특별한 치료를 받게 되면 아이 몫의 deductible+out of pocket maximum을 모두 채워야 한다. 그런 것을 고려 했을 때, 정부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옵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