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닥의 초조함

2023. 5. 5. 01:21뚝딱이의 대학원

728x90

미국에서 포닥 생활을 하게 되며 느낀 점은 미래에 대해 정말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케바케이겠지만 나는 포닥을 하며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다. 한국에서는 매일매일이 7시반 부터 시작되고 할 일이 산더미였으며, 8시나 그 이후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헌데, 미국에서는 그런 일상이 여러모로 불가능해 보인다. 새벽이나 밤 5시 이후의 거리는 정말 위험하며, 이 때문에 학교나 교수님도 학교에 남아 일을 하는 것을 지양하신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 대학원 생활을 떠나 미국으로 오면 이러한 변화를 겪지 않나 싶다.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지니 임용이나 취업 정보를 찾기 위해 하이브레인넷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 나는 임용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접하였는데, 글을 읽을수록 내가 과연 저런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이 가능할까? 논문 IF를 미리 신경쓸걸.. 학부 성적을 좀 더 신경쓸걸.. 등등의 걱정거리가 하나씩 늘어만 간다. 불안이 앞서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목줄은 점점 조여오는 느낌이다. 심지어 너무 불안한 나머지 퇴근 후에는 대학 강의를 듣는 버릇이 생겼다.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듣게 된다.

 

NSC니 네이쳐 자매지니 하는 글을 읽다 보면 내가 여태 해온 과정들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 또 앞으로도 내가 NSC 같은 곳에 논문을 쓸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하다. 바꿀 수 없는 과거는 허점 투성이고, 바꿀 수 있는 미래가 과연 내 생각대로 될까 의구심만 든다. 걱정이 앞서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이게 포닥의 어려움인가 싶다. 선배들이 그랬다, 포닥은 몸보다 정신이 힘들다고. 정말 그렇다. 더구나 애기까지 생겨서 이러한 심정이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갈 곳은 분명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부정적인 생각만이 들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하던 일들을 계속 열심히 하는 수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한 질적, 양적으로 논문을 쓰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 낼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