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대해 (좋았던 점)

2022. 11. 22. 17:07뚝딱이의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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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이란 무엇일까?

대학원에는 왜 지원을 하며,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오랫동안 생각을 해오고,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처음에는 단지 대학원생에게 자유를 주고, 올바른 교육과 연구환경 (인건비와 실험 환경)을 제공한다면 최상의 연구실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공부를 하기 위해 들어간 대학원생에게 지원만 해준다면 스스로 성장하여 대단한 연구자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원에서 7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며 이는 매우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을 한다.

 

대학원 생활을 하며 여러 힘듦이 있었으나, 돌이켜보면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이 글에서 나는 연구실 생활을 돌이켜보며 무엇이 나를 성장 시킬 수 있었고, 무엇이 성장에 방해가 되었는지 정리하고자 한다. (물론 여태 이 생각은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많이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고민하고 정리를 하다 보면 그나마 괜찮은 연구실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

 

먼저, 내 대학원 생활을 바탕으로 좋았던 점 혹은 장려해야 할 점에 대해 기술하겠다. (작성하다 보니 좋은 점이 많이 떠오르는데 실은 연구실 생활이 좋았을지도..? 두가지만 추려 기술하겠다..) 연구실을 다니며 가장 큰 수확은 성실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학생 때 나는 매우 불성실했다. 막연한 꿈과 희망으로 신청한 수업은 되게 재미가 없었다. 암호학이라는 것에 끌려 수업을 들었는데, 결국은 암호 관련 전공의 컴공과 학생이 프로그램을 돌려 좋은 성적을 받았다. (지하철에서도 열심히 암호를 풀었었는데...ㅠ) 열심히 들은 수업도 결국은 족보를 확보한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는 구조. 실망을 많이 했고, 게임이나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핑계일 뿐이고,, 공부보다 너무 재밌는 것이 많았다. 무작정 남쪽으로 떠나기도 하고, 운동에 미치기도 했었다. 이러려고 대학을 온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러한 생활도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며 끝이 났다. 새벽에 출근을 하고 저녁 늦게 퇴근을 하는 삶. 휴가는 있으나 내가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있을 지 없을 지도 모르는 삶. 그렇게 7년을 버티다 보니 이제 새벽에 출근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물론 늦잠을 잘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쿨쿨 잘 잔다.) 이른 아침에 시작하지 않으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다른 사람에게 이러한 삶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러한 삶에 자부심이 들 정도로 무척 만족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책이나 영화에서 나올법한 천재들처럼 짧은 시간에 대단한 성과를 내면 좋겠지만, 평범한 나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꾸준히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것 같다. 즉, 대학원을 통해 성실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인 것 같다.

 

둘째로는 좋아하는 연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막연한 생각으로 대학원에 들어왔다. '의수 같은 거 하면 좋지 않을까?', '학부 졸업 후 아무것도 모르니 이제 좀 공부 다운 공부를 해보자!' 이런 생각 뿐이었다. 막연한 생각으로 막연히 고른 연구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대학원에 들어와 남이 시킨 재미 없는 연구들을 많이 해보면서 그 와중에 '이거다!' 싶은 연구들이 보였다. 내가 어떤 종류의 연구를 좋아하고, 어떤 종류의 연구를 지양하는 지 알게 되었고, 이제는 나의 연구가 자랑스럽고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다. 앞으로도 쭉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를 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를 지속하기 위하여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해야 할 지 보인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 지 보이는 것, 무척 좋은 점이다.

 

우선 여기까지 정리를 하고자 한다. 좋은 점이 생각보다 더 많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위 두 가지 이다.

이후에 기회가 되면 단점 및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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