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닥의 어려움 - 경제

2023. 5. 12. 23:28뚝딱이의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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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와이프와 계산을 해 보았다.

우리는 정말 아껴 사는 편인데도 자꾸 돈은 마이너스가 되는 것 같다.

 

미국에서 포닥의 연봉은 주마다 다르고 그 차이도 크다고 하는데, 결국은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이다.

나는 시카고에서 연에 47,500달러를 받는다. 하지만 27,600달러는 집 렌탈비로 나가며 12,000달러 정도는 와이프와 보험료로 나간다. 결국 39,600달러는 고정비인 셈이다. 그럼 한 달에 658달러 정도로 살아야 하는데, 이는 식비로 쓰기에도 너무 적은 양이다. 집에서 도움을 받고 있어 어찌어찌 살아가고는 있지만 계속 그러는 것도 너무 염치 없는 짓이다. 나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며 매일 와이프가 싸 준 도시락을 먹는다. 외식을 거의 하지 않으며, 주말에 나가더라도 자전거나 걸어 이동한다. 미국에 와서 내 돈으로 스타벅스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즉 무척 검소하게 산다. 

 

그럼에도 계속 돈이 쪼들리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숙박? 나는 선배의 추천으로 학교에서 가까운 안전한 곳에 거주한다. 이를 바꿔야 할까.. 그러기에는 시카고는 너무 무섭다. 시카고는 주기적으로 살인 폭행 등의 범죄가 발발한다. 마피아 갱도 무섭지만, 마약하는 사람들이나 불량 흑인 청소년들도 매우 무섭다. 최근에는 흑인 청소년들이 시내를 점거하고 사람들을 폭행하는 큰 사건도 벌어졌다. 이게 21세기라고? 근데 정말이다.. 또한 시카고 거주자들의 한결같은 조언은 남부와 서부는 절대 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숙박은 옮기는 건 마지막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심지어 시카고는 버스와 전철도 무섭다. 예를 들어, 전철을 타면 모든 사람들이 뒷 칸은 비어 있는데도, 앞 칸에 몰려 탑승한다. 소매치기도 무섭고, 불량배도 무섭고 너무 무서운 것이 많다.

 

보험을 바꾸는 것은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와이프와 같이 든 보험은 싼 편은 아니지만 비싼 편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보험을 든 이유는 아기가 생길 가능성을 염두한 가장 가성비의 보험이었고, 결과적으로 아기가 생겼으니 잘한 선택인 듯 하다.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 보험도 들어야 할텐데..

 

어떻게 보면 인생을 계획한 대로 딱딱 진행하고 있는데도, 계산기를 두드릴 때마다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미국 포닥이라는 것이 정말 내가 필요한 것이었을까? 내가 욕심을 버린다면 우리 가족이 모두 편안하게 잘 살진 않을까? 자꾸만 회의가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